지원회화 - 라가르토×매튜


C

라가르토 : 응...?
넌 누구야?

매튜 : ......
너, 【검은 송곳니】지.

라가르토 : 어이쿠,
표정 좀 풀어.
전 【검은 송곳니】야.
지금은 아무 관계도 없어.

매튜 : 과연 어떨까.
자신을 속이고
적의 품으로 숨어든다...
그게, 너와 나의
일이잖아?

라가르토 : 하긴, 그렇긴 하지.
갑자기 찾아와선
저 좀 받아줍쇼 했으니,
믿어 달라고 말하는 게
무리한 요구일지도 모르겠네.
그래서, 어쩔래?
여기서
나를 처리할 거야?
네 주인한텐
그놈이 도망갔다고 둘러대면서.

매튜 : 그러고는 싶지만,
적이라는 증거도 없는데
그런 짓을 할 수는 없지.
하지만,
잊지 마라.
네가 이 군에 있는 이상,
나는 네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는걸.

라가르토 : 나 참, 어지간히 미움 샀나 보네.


B

매튜 : 라가르토.
너,
【검은 송곳니】에서의 별명은 뭐였지?
지금까지
어떤 임무를 맡아 왔어?

라가르토 : 뭐야, 나한테
흥미가 꽤 있나 보네.
반했냐?

매튜 : 농담 따먹기 할
기분 아니야.
말하기나 해.

라가르토 : 알았다고,
하여튼...
나는 【송곳니】의 구성원을
양손으로 셀 수 있을 때,
민첩함으로 눈에 띄어
동료가 되는 걸 허락받았지.
조직 내에선,
【질풍】이라고 불렸어.
임무는 다른 녀석들과
마찬가지로, 표적의 암살.
다른 점이 있다면,
표적의 종류려나.
나는 조직의
숙청자 역할을 맡고 있었어.

매튜 : 숙청자?

라가르토 : 그래.
【송곳니】를 배신한 녀석을
처형하는 게 내 임무였지.

라가르토 : 【검은 송곳니】는 목숨을 구걸하지 않아.
적에게 붙을 바엔 죽음을 택하지.
알고 있기 때문이야.
배신자의 말로를.
숙청자에게선 절대로 도망칠 수 없어.
그것이 【송곳니】의 규칙.
그 공포를 실현하기 위해,
우리가 있단 말씀이지.

매튜 : ...정말이냐?
【검은 송곳니】는
상당한 실력자들의 조직이야.
너, 그렇게
강해 보이진 않는데.

라가르토 : 뭐, 그래도 상대는 인간이니까.
언젠가는 자게 되어 있다고.
그쪽 일 처리를 어떻게 하는진,
너도 잘 알잖아?

매튜 : ......

라가르토 : 몇 년이고 동고동락한
가족을 죽이는 거니까,
자주 동료들에게 미움을 샀지.
그에 비하면, 이 군은
제법 마음 놓고 지낼 수 있어.
신세 지긴
딱 좋은 장소라는 거지.
이 정도면 납득해 주시려나?

매튜 : ......

라가르토 : 에휴... 됐다, 됐어.
어차피 당장 믿어 달라고는
말할 생각도 없었고.


A

라가르토 : 응?
뭐야, 너냐.
이번엔 뭘 물어보려고?
진짜 신용 없나 보네, 나.
이야기도 그렇게
많이 해 줬는데.

매튜 : 하나만 더,
중요한 걸 묻고 싶어.
너, 왜
【검은 송곳니】를 배신한 거야?

라가르토 : ......

얘기해야 되냐?

매튜 : ......

라가르토 : ...알았다고.
나는, 과거의 【검은 송곳니】를
정말 좋아했어.
아버지 같았던 두목과,
로이드와 라이너스,
얀 아저씨와 우하이...
그 시절엔
무엇도 의심하지 않고,
우리들의 정의를
믿을 수 있었지.
돌아갈 수 없는...
흘러간 옛 추억이라는 거야.
어떤 느낌인지 알지? 너도.

매튜 : ......

라가르토 : ...소냐가 찾아오고부터가
종말의 시작이었으려나.
변화는, 서서히 찾아왔고...
【송곳니】는 서서히 썩어 갔어.
네르갈이라는 섬뜩한
한 명의 망령에 의해서.
【송곳니】는
완전히 변해 버렸지.
우리 숙청자의 임무도.

매튜 : ......

라가르토 : 암살 재능이 없는 녀석,
부상 때문에 임무가 불가능한 녀석...
그런 식구들도
처리 대상에 들어가 버렸어.
그리고...
얼굴도 본 적 없는 윗사람으로부터,
나는 부상자를 처리하라는 임무를 받았지.
이름은 아이샤.
오랫동안 나와 함께 행동하던 여자였어.

매튜 : ......

라가르토 : 그 녀석은 임무에서 실수를 범했고,
주로 사용하는 팔을 쓸 수 없게 됐어.
암살자로선
끝난 거나 다름없었지.
하지만 인간으로서
끝난 건 결코 아니야.
어느 작은 마을에서,
누군가와 평화롭게 산다거나...
얼마든지,
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었을 거야.
하지만...

매튜 : .......

라가르토 : 나는 이 손으로,
아이샤를 죽였어.
그때부터야.
【검은 송곳니】를
때려칠 생각을 하게 된 건.

매튜 : ......

라가르토 : 자, 옛날 이야기는 이걸로 끝.
아직 부족한가?

매튜 : ...잘 들었어.
라가르토.

라가르토 : 응?

매튜 : 미안하다.

라가르토 : 어라?
놀랐네, 너한테
그런 말도 다 듣고.

매튜 : 착각하지 마.
너를 신용한단 말은 아니니까.
다만...
누구든, 마음속에
담아 두고 싶은 일은 있는 거니까.
...그것뿐이야.

라가르토 : 호오.
매튜,
너 꽤 괜찮은 놈이구나.
밀정 일로 해먹고 살기엔
문제가 많은걸.

매튜 : 시끄러워.